지인이의 육아일기

6개월, 하다맘의 초보맘 탈출기~!! 

전지인 사무차장

 

안녕하세요? 육아휴직 중에 오랫만에 소식지를 통해서 인사드리네요.~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절대 잊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출산의 고통이 희미해질 만큼의 시간인 듯 하네요.~ 우리 딸 "하다"가 태어나던 날을 웃으며 회상할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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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이름이 "강하다"라고 주변분들에게는 말씀드렸었는데... 특이하지만 세상을 자신의 뜻대로 능동적으로 살아가라고 한글이름인 "하다"라고 지었습니다. 성이 "강"씨인 건 보너스구요~^^

 

6개월 동안 초보 엄마인 저 때문에 "하다"가 고생이 많았죠. 아직도 어설픈 엄마지만 얼마 전 출산한 친구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을 만큼의 경험은 쌓인 듯 합니다. "하다"가 자는 틈틈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저에게는 장족의 발전이랍니다. 이제 특별하지는 않지만 저와 "하다"의 일상을 건강한노동세상 회원분들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6개월은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정말 중요한 전환기입니다.

요즘 "하다"는 목을 가누고, 뒤집기를 하고, 혼자 앉을 수 있고, 잡아주면 서고, 기는 준비를 합니다. 이런 변화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었던 아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하죠. 더워서 등이 땀으로 흠뻑 젖어도 뒤척이지 못해 울 수밖에 없었던 '하다"가 이리뒹굴 저리뒹굴 하는 바람에 함께 비몽사몽으로 잠을 설치는 요즘입니다.

 

태어나서 한참을 주먹을 쥐고 손가락을 마음대로 펴지도 못했던 "하다"가  장난감을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옮기는 모습을 봤을 땐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경이로운 일인지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하다"도 세상의 모든 것들이 신기한가 봅니다. 누워서만 보던 밋밋한 세상이 스스로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눈앞으로 쑥 다가와 만져지는 것에 재미있어합니다.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 혀로 맛을 보며 탐색하며 세상을 배우는 게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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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가 먹는 것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모유만 먹던 "하다"가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거든요. 쌀미음으로 시작해 당근,  호박, 고구마, 감자, 사과, 배를 첨가한 이유식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음식을 먹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졌는데 모유 외에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하다"를 보며 점점 독립된 한 사람이 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하다"도 예전부터 먹을 수 있었다는 것처럼 보잘 것 없는 엄마표 이유식을 참 맛있게도 먹습니다.

 

 

 

엄마인 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먼저 산후조리가 끝나 몸이 거의 회복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네요. 이상한 점은 출산 후 6개월이나 지났는데 배는 아직도 임심 5개월 정도의 상태랍니다. 남편에게 무심코 "배는 언제 다 들어가는 걸까?"하고 물으니 막 비웃으며 지금 배가 임신하기 전에 그 상태라더군요. 마음은 상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픕니다.ㅠ.ㅠ

 

또 요즘은 슬슬 아이와의 외출도 강행합니다. "하다"가 울까봐 나갈 일만 있으면 전날부터 잠을 설쳐야 했던 초보맘에게는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외출 준비도 뚝딱, "하다"의 울음에 대처하는 능력도 조금은 향상된 듯 합니다.

 

"하다"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해지면서 조금은 바빠졌습니다.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고, 재우던 일상이 이제는 "하다"와 놀아줘야 하거든요. 요즘의 고민은 하다에게 뭘 먹이고, 어떻게 놀아줄까입니다. 건강한노동세상에서 일 할 때와 비교하면 참 단순한 고민이지만 나름 열심히 고민하고 연구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6개월 아이를 키워본 엄마로서 우리나라 육아 복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출산을 비롯해 육아휴직에 들어가면서도 건강한노동세상에 피해가 갈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한때 같은 사무실을 썼던 여성노조 사무국장님께 임신 사실을 알리면서 제일 먼저 들었던 이야기도 "이래서 젊은 여성을 안뽑는 거야"라는 농담 섞인 진담이었죠. 그래도 건강한노동세상 운영진을 비롯한 회원분들이 저의 출산 후의 걱정보다 임신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셔서 무척 감사했답니다.

헌데 우리나라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만5세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해괴한 정책들은 쏟아내면서도 정작 육아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져 주지 않네요. 2006년 취업 여성 중 23만명이 출산했으나 육아휴직을 받은 여성은 이 중 3.9%라고 합니다. 비정규직 여성에겐 이나마의 혜택도 없구요.

 

제가 3.9%라는 소수에 해당되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좋은 직장에 다니는 것을 마냥 좋아라 하기에는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사용할 수조차 없는 출산 여성의 현실이 너무 씁쓸하기만 합니다.

 

직장여성의 육아도 개인의 문제로 떠넘기기에는 출산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훨씬 클텐데요.

벌써부터 고민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향방을 가를 담론인 "시혜성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에 아이 엄마로서 한 표 행사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