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의 세상보기

도심재개발과 시민건강권

외눈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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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물론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도심재개발의 과정에서 개발과 이윤의 논리에 밀려 간과되고 있는 시민들의 건강권과 안전의 문제가 심각하다. 전 국토가 공사장으로 변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연환경은 물론 작업자와 주면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마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인천지역을 보면 4월로 예정된 도화동 인천대학교 구 본관 건물의 폭파해체로 상징되는 도화지구의 재개발사업에서 제기된 석면문제가 그 단적이 사례일 것이다.

 

석면을 뜻하는 Asbestos는 그리스어로 ‘불멸의 물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마그네슘과 규소를 포함하는 0.02-0.03㎛(약 33,000에서 50,000분의 1밀리미터 크기로 육안으로 볼 수 없음) 정도의 작은 입자의 광물질로서 뛰어난 단열, 방음 효과, 경제성 등으로 건축, 조선, 자동차 등의 산업전반에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다.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암면 또는 유리섬유와 달리 석면은 호흡을 통해 인체로 들어가면 평생 배출이나 정화가 되지 않으며, 한번 인체에 들어간 석면은 2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석면폐종, 폐암등을 유발하며 거의 100%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서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어지고 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선진국에서는 석면이 포함된 모든 제품의 생산, 유통, 판매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2002년 미국의 9·11사태의 세계무역센타 건물의 붕괴에서 발생한 짙은 먼지의 많은 부분이 석면가루였다는 사실은 AP통신 등 세계 언론의 석면공포 보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당연히 국내의 수많은 오래된 건물의 폭파해체현장에서 석면문제도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다.

 

많은 도심재생 산업에서 오래된 건물의 해체 현장에서 작업자들은 방진마스크조차 쓰지 않고 있으며, 주변의 시민들은 그저 먼지가 날리니 손수건을 입만 막고 지나다닌다. 빨리 철거하고, 빨리 건설해서, 빨리 분양해야 많은 이윤을 남긴다는 개발의 논리에 시민들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70년대 이후 지어진 건물에는 다량의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가 사용되었으며, 그에 따른 건물의 철거, 해체시 관련 법규에 따라 석면의 종류 및 함류량 등을 사전조사하고 작업현장의 완벽한 석면비산방지 작업규정, 제거된 석면 및 폐자재는 밀봉하여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리하여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규정이 있음에도 수많은 도심재개발 및 건축의 현장에서 제대로된 규정에 따라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 많은 조사결과이다. 이 과정에서 작업하는 노동자의 건강은 물론 주변의 일반 시민들의 건강도 함께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산업재해는 당사자인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도화지구의 재개발에서 발생이 예상되는 수천 톤의 석면, 특히 인천대 구본관의 폭파해체시 발생할 비산석면은 제대로 된 규정에 따른 철거, 해제가 되지 않을 경우 도화동 일대의 수만 명의 주민과 10개교 이상의 학생들이 죽음의 물질인 석면을 고스란히 들이마셔야 하는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끔직한 결과가 예견된다.

 

필자가 2005년에 인천지역의 20개 초중고 학교의 환경을 조사한 결과 17개교에서 백석면이 규정치인 1%에서 많게는 10%가 넘게 검출되어 학교환경 또한 석면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제 생명과 자연을 파괴하는 난개발을 멈추고 미래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환경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으로부터 잠시 빌린 것이라는 관점에서 우리는 부모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되짚어 볼 때이다.

 

 

이러한 심각성에 비하여 인천시와 도개공 등 관련기관의 대처는 개발의 시급함과 원론적 절차만 내세우며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에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생명을 지키자는 목소리가 이윤이 목적인 개발업자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기관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현재 인천을 비롯한 전국에는 많은 도시재개발 사업이 계획되어있다. 허울뿐인 명품도시, 세계적 도시를 외치는 지자체와 정부가 성장과 개발의 논리보다 이 땅의 주인인 노동자와 시민들의 건강권과 안전은 어느 정도 중요하게 여기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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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생명이며, 생명은 어떤 경우에도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