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의 세상보기>

 

반값 등록금과 국립대 법인화의 진실

 

 

최근 반값 등록금 문제가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적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 문제는 외눈박이가 한쪽 눈으로만 척 봐도 논쟁이 잘못되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구호로 부르기가 편리해서 그냥 반값등록금으로 부르는 것이지 현재 요구되는 반값 등록금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이 너무 크니 등록금을 깎아달라는 것이 아는 잘못된 등록금의 정상화이다. 그 핵심은 납부한 등록금에 비해 부실한 교육내용과 환경으로 인하여 받은 피해를 보상하고 등록금을 정상화하라는 것이다. 등록금을 깎아달라는 부탁이 아니라, 부당하게 과다 징수한 등록금을 정상화하라는 정당한 권리주장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총비용 중에서 국가부담률이 20% 정도로 OECD 평균인 약 80%1/4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에 반하여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평균 32.7명으로 OECD 국가들 평균 15.8명의 두 배가 넘는다. 또한 우리나라 대학들이 투자하는 학생 1인당 교육비는 8920달러로 OECD 평균인 12907달러의 69%밖에 되지 않는다.

즉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은 등록금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내고, 교육의 질과 환경은 가장 열악한 엄청난 바가지를 쓰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반값 등록금 요구는 바가지 쓴 교육비용을 돌려받고 등록금을 정상화하라는 지극히 정당한 권리 주장으로,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포퓰리즘 등으로 왜곡될 내용이 아니다.

 

반값등록금.jpg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논의과정에서 B학점이상 운운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의정활동과 국정수행이 B학점에 못 미치는 국회의원과 대통령도 세비를 반만 받거나 임기를 반으로 줄여야 사회정의가 실현되지 않겠는가?

이처럼 국가가 기본적으로 책임져야 할 교육, 의료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개인에게 전가되어, 현장의 노동자들은 자식들의 등록금을 위해 잔업, 특근 등으로 세계최장시간의 노동환경에 내몰려, 공식 통계로만 매년 2,500명이 사망하고, 10만 명이 다치는 산재공화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등록금, 의료비와 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노동자들은 좀 더 많은 여가시간을 즐기며 임금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처럼 전체 대학중 사립대사학의 비율이 70%가 넘는 거의 유일한 국가인 우리나라는 국립대학의 비중이 더 늘어나야 하며 현재의 등록금도 대폭 낮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유럽 대학처럼 무상교육으로 가야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교육과학기술부는 하위15%(50개 대학)의 사립대학은 학자금 대출을 제한하고, 하위 15% 국공립 대학에게는 정원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현실에 역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발표하여 학부모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대학은 기업처럼 인위적으로 구조조정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수요와 요구에 따라 자연스럽게 학문적으로 분화하고 융합하면서 발전하는 유기적 조직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추진 중인 국립대학의 법인화의 본질은 국가의 사회적 책임에 반하는 대학의 기업화인 것이다. 법인화란 국가기관이 아닌 법인으로 전환된 개별대학이 재정적 책임을 지는 독립채산제가 되는 것이다. 대학이 기업이 아님에도 재정확충을 위해 기업적 경영에 내몰릴 수밖에 없으며, 이는 모든 국립대학을 법인화한 이웃 일본의 사례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재정능력이 없는 대학이 예산을 확보하는 길은 가장 손쉬운 등록금 인상, 소위 돈 되는 학문에의 편중, 그리고 대학의 상업시설화 밖에는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학내 파벌 해소를 위해 총장직선제 폐지? 어떻게 이룩한 대학 민주화인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꼴이다. 이젠 대학 총장마저도 입맛에 맞는 낙하산 대학총장?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교육, 연구와 함께 가장 소중한 역할인 대학의 사회적 비판 기능에 완전한 재갈을 물려 권력과 자본에 발아래 대학을 순치시키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니다.

 

인천대 법인화.jpg

 

현재 법인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시립인천대학은 인천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유일한 비리사학재단에서 지역사회와 대학구성원이 함께 만들어 낸 대학민주화와 교육공공성의 상징이다. 이처럼 다소 부족하지만 시립대학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인천대학마저 국립 법인대학으로 전환하겠다고 인천시와 대학집행부가 그야 말로 총력전이다. 대표적 부실 사학에서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든 시립대학이 다시 그에 반하는 대학의 민영화, 기업화에 앞장서는 반민주적, 반역사적 행태에 다름 아니다.

 

다행히 얼마 전 6월 국회에서 관련법의 통과가 무산되기는 하였지만 법인화의 시도가 계속될 전망이다. 인천시가 법인화하는 이유도 시 재정이 어려워 대학운영이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인천시 전체 예산의 1%도 되지 않는 비용 때문에 지역의 고등교육을 포기하겠다는 것이 야권연대로 개혁의 바램위에 탄생한 시 정부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대학도 수동적이 아닌 주체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대학의 본연적 역할을 위해 힘을 모으고 지역과 사회에 봉사하는 고등교육 기관으로 거듭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