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 개혁,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 산재보험 개혁 전략 수립을 위한 워크샵 -

    

전지인

    

#1 노동 건강권 단체

노동 건강권 확보를 위한 활동가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노조의 노동안전간부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조금 더 늘어나겠지만…

노동안전보건단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서울에 노동건강연대/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및 연구소/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수원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인천에 건강한노동세상/인천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대전에 충청지역 노동건강협의회, 대구에 산업보건연구회, 울산에 운산산재추방운동연합, 창원에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부산에 한국노동안전보건부산연구소 까지 총 10개 단체가 전국 8곳에 자리하고 있다.

    

    #2 워크샵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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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노동세상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해수로 4년 동안 10개의 단체가 모두 모여 산재보험 개혁에 관한 워크샵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단체뿐만 아니라 산재보험제도개혁대책위(이하 대책위)에 속해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건설노조가 워크샵에 참여했다. 대전에 위치한 충청지역 노동건강협의회(이하 충노건협) 사무실에서 진행한 워크샵은 장소가 매우 비좁게 느껴질 정도로 30여명의 많은(?) 활동가가 참석했다.

2008년 산재보험 개악을 저지하는 투쟁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그간의 건강권 운동진영에 대한 어린 활동가의 치기어린 비판은 2008년 산재보험 개악 이후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었던 자기반성으로 되돌아 왔었다.

노동 건강권 운동의 궁극적 목표와 방향은 고사하고 눈앞에 닥친 산재보험의 부당한 현실에 그저 투덜대는 걸로 투쟁을 대신했던 내 활동에 끝 모를 답답함이 쌓여 갈 때 즈음… 이 워크샵을 계기로 처음으로 노동 건강권 운동의 전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각 단위가 속해있는 지역에서 각개격파로 많이 지쳐있었을 활동가들이 드디어 공동대응을 모색하고자 한자리에 모였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더해져 풍부해질는지 두 눈 반짝이며 기대해 본다.

    

워크샵의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관점으로 편집되었다는 점을 밝힌다.

    

#3 워크샵의 흐름

워크샵은 각 단위에서 제출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산재보험의 전반적인 개혁에 대한 전술과 전략을 토론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1. 보편적 복지로서의 산재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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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건강연대(이하 노건연)에서 제출한 의견서를 임준 동지가 발제하면서 시작됐는데 무상의료 등 보편적 복지 담론 속에서 노동자를 위한 보편적 복지 제도의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산재보험 개혁 운동 확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폭넓은 운동 주체를 형성하기 위해 첫째, 무상의료라는 전망 속에서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의 통합 논의를 공격적으로 제기하는 것. 이는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기업 부담 강화의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으며, 상해와 질병 치료에 대해서 건강보험으로 보편적 급여가 실현될 수 있으며, 보편적 복지 논의에 노동자 복지에 대한 논의 또한 촉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둘째, 직업성질병판정위원회를 해체시키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투쟁이 산재보험에 대한 진입장벽 철폐 투쟁임을 강조하여 조직된 노동조합을 견인하는 것. 마지막으로 특수고용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현재 산재보험 적용이 제외되어 있으나 보험이 필요한 이들을 운동의 동력으로 확보하자는 것이다.

    

이훈구 동지의 건강보험과의 통합은 총자본의 책임이 거세되고 사회구성원 전체의 책임으로 접근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에 임준 동지는 산재보험 문제를 제기하면서, 현재 건강보험 개혁 문제의 의제에 자본의 책임을 확대해야한다는 문제의식을 녹여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2. 전국노동자건강권대책위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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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의 의견서는 김병훈 동지가 발제했다.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노동자 건강권 대책위가 구성된 지역답게 논의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 결과였다. 기본 방향은 산재보험 투쟁을 통한 전국노동자건강권대책위를 건설하는 것으로서 산재보험 전면 개혁의 투쟁 동력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건강권 담론을 사회화 시켜 ‘평균적 건강 확보’ 또는 ‘보편적 건강 확보’라는 의제를 확대하고, 작업거부권 투쟁과 함께 과잉노동이나 사고에 대한 사업주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부울경 대책위의 발제 내용에 대해서 전국노동자건강권대책위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서 절실히 공감하나 예산과 구성 주체 등의 지역적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현실화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회보험의 큰 틀에서, 노동자 건강권의 의제를 확장시키고 작업거부 및 중지권 요구 등 구체적인 투쟁을 통한 대중 동력을 조직하면서 중장기적인 구성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3. 투쟁 주체 조직화와 외연 확대

금속노조 노안국장 박세민 동지의 발제가 이어졌다.

    

노동자 건강의 문제가 생존의 문제임은 명확한데, 핵심적인 과제로 제출되지 않는 현실에서 산재보험의 문제와 예방을 포괄하는 공론화 기획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산재보험의 적용제외 대상인 비정규직과 부분적용 대상인 특고 노동자의 인권/차별 문제로 접근해서 이슈화 시킬 수 있겠다.

투쟁 주체를 조직화하는 방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특고 노동자 각각의 구체적인 문제 지점에 따른 투쟁 주체를 조직해야 한다는 것과 산재 노동자의 100만 명이 건강보험으로 치료받는 문제에서 건강보험과 연계해서 접근할 수 있으며, 석면 피해자 단체, 장애인 단체(관변 제외) 등 주체와 외연을 확대, 한국노총이 주요한 개선 방안으로 잡고 있는 출퇴근 재해 등 공동으로 대응할 의제는 공동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4. 사회운동으로서의 건강권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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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보연 이훈구 동지의 발제 내용이다.

    

기본적인 문제의식 및 방향은 전체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며, 건강보험 통합 및 연계운영방안과 관련하여 대안마련을 위한 노력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목표로 유럽의 ‘환경안전보건 경영방침과 같은 사회적 협약을 마련하여 사회적 동의와 합의를 확대해 나간다. 조직 중심의 활동 패러다임에서 의제와 사람, 행동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회구성원의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총선과 대선의 흐름에서 정치세력이 노동자 건강권 정책과 의제를 만들게 하고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면서 사회적인 여론을 만드는 흐름 속에서 조직 노동을 추동해가는 방식도 필요하다. 사업주의 보호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 기업살인법 등 입법 투쟁을 하며 조직화 시도하고, 불안정 노동을 조직해가는 기획이 필요하다.

당사자나 활동가 중심의 운동에서 벗어나 대중운동과 사회운동 방식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4 워크샵의 마무리

각 단체별로 발제를 진행했지만 그 내용을 종합해보면 동일한 문제의식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노동 건강권 의제를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확장시키는 것

둘째, 확장된 건강권 운동의 의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투쟁 주체를 조직하는 것

셋째, 조직된 투쟁 주체를 모아 전국 노동자 건강권 조직을 만드는 것

넷째, 당사자와 활동가 중심이 아닌 대중운동, 사회운동으로서의 건강권 운동으로 발전시키는 것

    

위의 문제의식을 실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단기, 중기, 장기 투쟁계획은 더 많은 논의과정 속에서 제출될 테지만 오늘 워크샵은 각 지역의 활동가들이 고민을 나누고 보태면서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대해 기초적이나마 공감했던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산재보험이 사회보험이라는 입법취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동의가 필요한 때이다. 이러한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할 때, 전체 노동자의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보장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산재보험 개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