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에서>

건설 일용직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은 없다.

 

장안석 사무국장

 

<상담실에서> 두 번째로 만나게 될 분은 건설노동자이다. 건설현장에서 목수로 30년을 일했다.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에, 거푸집을 조립하고 타설 후엔 해체하는 작업을 하는 ‘목수’.

거푸집 내외벽.jpg

그 목수 노동자가 ‘왼쪽 중지 손가락’에 활막염이 생겨서 산재신청을 하게 되었다. 3층 높이의 빌라 건물을 방문했고 작업조건과 내용들을 조사했다. 그리고 30년이란 세월동안 이런 일을 했다면, “당연히!” 산재임을 의심치 않으며, 서류를 준비했다.

활막염이 생겼던 건설현장은 일한지 40여일이 된 이후였고 30년의 직업력에 40일 동안의 집중된 업무로 인해, 활막염이 발생했다는 재해 경위서였다. 그리고 업무 자체는 거푸집을 조립하기 위해, 손과 팔, 어깨를 반복적으로 힘을 주어가며 사용하고 거푸집 등의 중량물을 취급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과는 ? 불승인이었다.

 

 

 

1. 건설 ‘일용직’ 노동자

지불능력과 규모가 되는 업체만 골라서 일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는다. 이 분을 고용했던 사람은 건설회사도, 용역업체도, 건설업자도 아니었다. 어찌보면 이분과 비슷한 노동자이나 ‘십장’처럼 사람을 모아, 공사를 하청 받았고 산재보험에 ‘임의가입’ 형식으로 보험을 들었다.

산재신청 서류를 받은 근로복지공단은 사용자(?)에게 ‘확인서’를 보냈고 2개월 가까이 시간을 끌던 이 사용자는 “내가 왜 30년 동안 일하다가 생긴 직업병에 대해, 몇 달도 고용하지 않은 사람을 책임져야 하냐” 와 재해자가 40여일 근무했다는 주장에 대해 “18일 밖에 일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은 친절하게 해당 지역의 “날씨정보”를 자료로 첨부해서, 비가 온 날을 체크해놓았다. “비가 온 날=휴무일”이란 거다.

‘사용자 개XX’의 느낌 보다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가 자기가 며칠 일했는지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 더 개XX같았다.

 

 

 

2. 30년의 직업력 VS 고용보험 기록

근로복지공단은 고용보험 기록 최근 7년치를 확인 했다. 30년을 일했다는 재해자의 주장은, ‘고용보험 기록 7년치’로 대체됐다. 더구나, ‘고용보험에 등록되지 않은 일용 근로’는 일 한 것이 아니었다. 재해경위서 상에, 30년 근무에 대한 주장과 ‘보험 기록이 없는 일용근로’가 많으니 고용보험 자료만으로 직업력을 판단하지 않아야한다는 주장, 그리고 같이 20년 가까이 일한 동료진술서를 담았다.

하지만, 고용보험 기록상 매년 재해자는 최근 3년간은 100일 정도를 일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불승인 통보서에는 “이정도 업무량으로는 해당 상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적혀있었다.

 

[고용기록상 재해자의 작업 내역]

년도

2010년

(2월까지)

2009년

2008년

2007년

2006년

2005년

2004년

2003년

작업일수

1일

92일

93일

119일

210일

245일

80일

17일

건설일용직 노동자가 한해에 100여일을 일해서, 먹고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심사위원과 근로복지공단 직원들이 정말 납득가지 않는 대목이다.

 

 

 

3. 재해자의 집은 인천, 재해 건설현장은 충남 보령

충남 보령으로 산재신청을 진행했다. 결국, 재해자와 사무국은 재해조사에 결합하지 못했다. 재해자는 치료받는 동안, 일을 못했기 때문에 ‘근무로 인해, 재해조사에 참석하지 못 한다’는 거였다. 아마도 재해조사가 진행될 즈음에는, 사용자가 재해자의 전화도 받지 않고 산재신청을 거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해자 스스로 ‘불승인’을 예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굳이 재해조사에 보령까지 가서 참여할 동인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재해자가 자신의 업무량으로 주장한 내용은 거짓이 되었고 재해자가 주장한 업무량의 약 60% 정도를 일하는 것으로 근로복지공단은 조사했다. 현장조사를 같이 가서 진행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불승인 이후, ‘재해조사를 왜 반드시 같이 가도록 하지 못했을까’라는 후회가 막심했다.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이다.

이 역시 “이 정도의 업무량은 부담이 되지 않는다”라는 근거로 한 몫 했다.

 

 

 

4. 결국, 사업주도 재해와 책임을 거부하고 공단은 고용보험 같은 ‘객관’적인 자료만 인정하고 재해자의 재해경위는 고려되지 않고 “산재 불승인”

재해자의 재해 경위는 이제 ‘2가지 용도를 가진 자료’가 되었다. 근로복지공단이 조사를 하기 위해, 심하게 얘기해서 ‘불승인’의 근거를 찾기 위해서 재해자의 주장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용도. 그리고 ‘재해자의 주장’과 ‘사용자의 주장’ , ‘근로복지동단의 조사 복명서’ 상의 내용을 각각 나열하고 마치 객관적인 것처럼 자료를 꾸미는 용도로 사용된다.

결국 ‘쟁점’을 두고, 사용자와 근로복지공단의 2:1(재해자) 판정승을 선언한다.

 

 

5. 건설노동자는 업무 내역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시] 작업 일지.JPG

위와 같이 번거롭더라도, 매일 근무한 내역을 동료들과 서로간의 ‘서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 고용보험 기록을 남길 때 까지 말이다. 그리고 특이 사항으로, 석면자재 취급이나 인근에서 석면 해체, 용접작업 등의 기록을 남기는 것도 필요하다. 이렇게 까지 안 된다면, 근무기록을 해당 ‘날씨’와 있었던 일, 동료 근로자를 포함해서 ‘일기’형태로라도 기록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법 하도급과 일용근로를 없애기 전까지, 고용과 작업 내역을 기록할 수 있는 제도적인 것이 중기적으로 필요함은 물론이다.

또한 재해자의 주장을 거짓부렁이로 받아들이는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투쟁 또한 필요하다. 신청 할 때마다, 재해조사에 적극적으로 결합하고 재해경위서 상의 주장을 관철시키도록 하는 투쟁 말이다.

 

상담실에서 38호.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