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GMO 표시제 효과 의문…"식용유·당류 빠져 변화 거의 없어"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사람이 먹는 유전자변형식품(GMO)이 매년 200만톤 이상씩 한국으로 수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GMO 농산물 완전표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종 생산된 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 검출 여부와 상관없이 원료로 GMO 농산물을 사용했으면 그 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시기상조라면서 완전표시제를 반대하고 있다.

◇ 사람이 먹는 GMO 작년 214만톤 수입

GMO는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형질이나 유전자를 갖도록 개발된 농산물을 말한다. 주로 생산량 확대와 가공 편의 등을 위한 것이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GMO 가운데 사료용을 제외하고 사람이 먹는 GMO 식품은 214만1천톤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톤 트럭으로 107만대에 달하는 규모이다.

이 가운데 옥수수와 대두가 각각 113만2천톤, 98만2천톤으로 99%를 차지했다. 가공식품은 2만7천톤 규모였다.

GMO 식품 수입량은 최근 들어 해마다 210만톤을 웃돌고 있다. 2014년에는 210만6천톤, 2015년에는 219만9천톤이 수입됐다.


GMO 농산물은 주로 식용유나 당류를 생산하는 식품기업들이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개한 GMO 농산물 수입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수입된 GMO 농산물 1천67만712톤 가운데 CJ제일제당, 대상, 사조해표, 삼양사, 인그리디언코리아 등 주요 식품 대기업 5곳이 99%에 달하는 1천66만8천975t을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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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제도 시행해도 큰 변화 없다

식품업계 안팎에서는 새 GMO 표시제가 시행돼도 소비자가 느낄 변화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수입되는 GMO 농산물 대부분이 식용유와 당류 제조에 사용되는데, 이들 제품은 GMO 표시대상에서 빠져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1년부터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오는 4일부터 표시 범위가 확대된다.

지금까지도 승인된 GMO 농산물을 원재료로 만든 식품에는 의무적으로 GMO 표시를 해야 했지만 몇 가지 면제 조항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열처리, 발효, 추출, 여과 등 고도의 정제과정으로 유전자변형 DNA 성분이 남지 않아 검사가 불가능한 식용유, 당류 등은 표시가 면제됐다.

새 GMO 표시제에서도 이 기준은 유지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입 GMO 농산물은 거의 100% 식용유나 전분당 등 GMO 표시 제외 품목 제조에 사용되며 두부나 과자 등에는 쓰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제도 변화로 인해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식품기업들도 식용유 등에는 GMO를 사용하고 있지만 표시 품목에는 사용하지 않아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식용 GMO 농산물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수입 이후 국내에서 어떻게 소비되고 유통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추적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대부분 대두유와 옥수수유 등 식용유, 물엿이나 과당 등 전분당 제조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 GMO 표시제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GMO 표시 범위를 유전자변형 DNA가 남아 있는 모든 식품으로 확대한 것이다.

기존에는 원재료의 함량을 기준으로 5순위 안에 포함되지 않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됐다.

GMO 콩이나 옥수수가 원재료로 사용됐더라도 함량이 6번째였다면 지금까지는 GMO 식품으로 표시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조 후 유전자변형 DNA가 검출되는 식품에는 GMO 원료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어서 이 역시 큰 파장을 몰고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수입 가공식품의 경우 GMO가 원료로 사용된 제품이 일부 존재할 수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지속해서 준비해왔지만 영세한 기업들은 준비가 많이 안됐다"며 "한 개 식품에 수십 가지 원료가 들어가는데 해외에서 만든 식품의 경우 파악이 어려워 의도치 않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제조국 정부의 증명서 등을 확인해 GMO 식품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며, 유전자변형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유전자변형 ○○포함가능성 있음' 등의 표시를 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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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의 알 권리 제한받고 있다"

업계가 이번 제도 변화보다 더 신경 쓰는 부분은 '완전표시제'의 도입 여부다.

GMO 원료를 사용한 가공식품 모두에 대해 GMO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최종 생산된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가 검출되는지와 상관없이 원료로 GMO 농산물을 사용했으면 GMO 표시를 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김영미 아이쿱생협 팀장은 "현재 대부분 GMO 농산물이 표시 면제 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 소비자의 알 권리가 제한받고 있다"며 "유해성을 떠나 원재료를 있는 그대로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품업계에서는 국내 현실에는 '완전표시제' 도입이 이르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는 GMO 식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고 GMO 표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금 여건에서는 완전표시제 도입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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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2/02 09: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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