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원 - 불씨

    

인천산재노협 사무국장 남현섭

   

꽃다운 나이에 '불씨' 이 노래가, 아련하고도 고단했던 추억이 피어난다. 중학교 때 라디오에 흘러나오는 이 노래 소리에 왠지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입가에 맴돌아 종종 불렀던 기억이 난다.

무지 친했던 사촌형님과 동생과 노래방에 간 적이 있었다. (자주 그랬듯이=_=) 그때 사촌형님이 "불씨" 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가사는 이렇게 된다:

신형원 불씨 1.jpg

 

그 누가 나를 사랑한다고 해도 이젠 사랑의 불꽃 태울 수 없네

슬픈 내 사랑 바람에 흩날리더니 뜨거운 눈물 속으로 사라져버렸네

텅 빈 내 가슴에 재만 남았네, 불씨야 불씨야 다시 피어라

끝내 불씨는 꺼져 꺼져버렸네, 이젠 사랑의 불꽃 태울 수 없네

텅 빈 내 가슴에 재만 남았네 불씨야 불씨야 다시 피어라

끝내 불씨는 꺼져 꺼져버렸네 이젠 사랑의 불꽃 태울 수 없네

 

 

신형원이라는 개똥벌레 부른 가수가 부른 노래로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노래다. 근데 그 때 중학생이었음에 불구하고 이 노래를 듣고 슬펐다. 왜!불씨에게 다시 피라고 호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재만 남은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남아서였다. 대략 이런 이미지였다. 왠지 불씨가 영원히 사라져서 다시는 안 필 것 같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온 것 같다.피워도 피워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랑에 슬퍼한 것이 아니라, 아무런 노래 비유를 이해 못 하던 나이에 단순히 불이 안 켜진다는 이유로 가슴이 뭉클했던 거 같다. 중학생의 나이에, 무슨 감정이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청년기에 너무 신기하다.

    

아는 찬구들은 다 알지만. 나의 노래 취향은 완전 8090이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소주한잔을 하게 됐다. 처음 집결지는 안양이었는데 한 친구가 잘 아는 신촌에 가면 8090 노래와 싸고 맛 나는 술집이 있다고 해서 우리들은 전철을 타고 신촌역에 내렸다. 몇 년 만에 가보는 신촌은 옛날 대학교 다닐 때 가보았던 때와는 아주 색다른 느낌이라 할까? 현재는 그때의 추억은 사라져 아쉬움이 남아 조금은 쓸쓸하단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친구들과 도착지 지하로 내려가 문을 여는 순간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신형원~1.JPG

    

바로 이 노래가 나왔다. 아..얼마 만에 듣는 노래인가...

    

나는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춰 서서 노래에 잠겨있었다. 그때 어서오세요^^; 하는 멘트에 친구들과 자리를 잡고 술과 안주로 그간의 못 다한 수다를 떨며 8090 노래에 빠져 있었다. 서울에선 쉽게 보기 힘든 나름의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그 유명한 DJ, 강의가 끝나면 하루 종일 DJ 목소리에 떠날 줄 몰라 하던 다방이나 술집 그때 그 분위기 그 자체였다.)

우리는 술과 담소를 나누며 신청곡을 듣고 늦은 밤까지 노래와 이야기에 푹 빠져버렸다. 가게를 나와, 한참 동안 거리를 걸으며 방황(?)을 했다. 우리의 의식과는 상관없이 입에선 또렷하게 가사들이 흘러나왔고 걷다보니 어느새 새벽이 밝아 왔다.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 서로 다시 만남을 기약하고 첫 전철을 타고 방향을 집으로 돌렸다. 전철을 타고 오는 그 순간에도 어제 하루의 짧은 순간이 내 뇌에 스쳐 지나갔다. 친구들과의 담소 그리고 8090 노래에 빠져 있었던 그때를 기억하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미가 아닌지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입가에 웃음이 묻어난다.